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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이슈] 우리가 같이 식사를 했다고 해도, 문래동 - no.88 (2014년 7월 15일)

윤진 2015. 4. 11.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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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같이 식사를 했다고 해도, 문래동


윤진

그림 이솔



김연수 작가가 와서 강독회를 열었다. 이아립과 이영훈이 왔다 갔다. 그리고 나와 쏠이 문래동에 있는 그곳을 찾은 날, 셀린셀리셀리느(여자라는 오해마시길)와 시와, 김목인이 왔다. 재미공작소에서 열린 '노랫말' 공연이었다. 지난해에 이어 다시 찾은 문래동 예술창작촌은 1년 사이 조금 더 변했다. 거리 예술 작품들이 좀 더 눈에 띄고, 카페와 식당이 늘었다. 문화예술 행사도 많아졌다. 작가, 음악가, 미술가들이 문래동으로 모여든다. 여기저기 재미있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공연 한 시간 반 전, 공연장 바로 옆에 있는 밥집으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 아저씨 혼자 하는 테이블 네 개의 조그만 가게. 손님은 아저씨들 한 테이블과 우리들 뿐이었다. 음식이 나오기 전 가게 그림을 그리던 쏠이 말했다. 


쏠 : 생각할수록 글쓰는 것과 그림을 그리는 건 무척 잘 어울리는 것 같아.

윤 : 응, 둘 다 책에 담을 수 있지. 음악은 책에 실을 수가 없네.


깨끗하고 깔끔하게 담겨 나온 맛있는 반찬들과 함께 밥을 먹고 있는데, 문을 향하고 앉아 있던 쏠이 속삭이며 말했다. 


쏠 : 시와 들어온다.


뒤를 돌아보니 정말, 시와가 다른 두 사람과 함께 들어오고 있었다. 내가 속삭이며 말했다. 


윤 : 인사해.


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른 테이블에 있던 아저씨 세 명도 묵묵히 밥을 먹었다. 아저씨들이 먼저 일어서고, 나와 쏠이 일어났다. 재미있는 건 공연장에 가보니 밥 먹은 사람들이 전부 와 있었다. 그녀의 조용한 노래를 닮은 그녀의 팬들이었다. 셀린셀리셀리느가 어둑어둑어둑한 오프닝을 하고, 시와와 김목인은 '노랫말'을 주제로 대화를 하고 노래를 불렀다. 이를 테면, 시와와 김목인이 노래를 어떻게 쓰게 되었는가 하는 이야기였다.


광역버스, 목인의 옆자리에 앉은 술취한 취객이 그에게 고향을 물었다. 목인의 고향은 충주. 충주를 청주로 알아들은 취객은 한 추억을 떠올렸다. 청주가 고향인 한 여자. 청주의 아름다운 가로수길을 이야기하고, 같이 가기로 했지만, 가지 못하고 결국 헤어진 한 여자. 집에 돌아온 목인은 가사를 쓰고 곡을 붙였다. 


그렇게 탄생한 곡, <꿈의 가로수길> 목인은 노래를 불렀고, 사람들은 노랫말에 집중하며 노래를 들었다. "사실 그곳은 나의 고향과 아무 상관없는데" 소절에서 노래하는 목인이 터지고, 노래를 듣는 사람들도 웃음을 터뜨렸다. 공연이 끝나고, 쏠이 말했다. 


쏠 : 생각해보니, 글과 음악도 잘 어울려. 가사를 쓰면 곡을 붙일 수 있잖아.

윤 : 그러게. 시와 음악이 잘 어울리는 것 같아.

쏠 : 지금 '시와' 있어서 그렇게 말한 거야?

윤 : 아니. 나도 말하고 알았어.








* 사진을 넣지 않고 그림만 그린 건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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