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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스케치 #23] 자동 피아노

윤진 2013. 9. 2. 22:38




[샘스케치 #23] 자동 피아노


넵스키 대로의 카페* 한 가운데엔 자동 피아노가 놓여 있었다.

피아노 몸체 안의 기계적인 장치가 피아노 건반을 눌러

드뷔시, 쇼팽과 같은 작곡가들의 곡을 완벽하게 연주해냈다.


1902년 문을 열며 들여놓은 듯한 자동 피아노는

라디오와 축음기에 그 자리를 내주기 전처럼

여전히 카페에서 유일하게 음악이 흘러나오는 곳이었다.


"저 연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너무 완벽하고 늘 똑같이 연주해서 싫습니다."

"완벽하게 연주하는 건 별로인가요?"

"네, 불완전함 속에 인간적인 영혼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날, 불안전한 '윤'의 모습에 화를 냈던 '샘'은

이 대화 후 스스로 반성했다는 후문.


그리고 '영악한 놈'이라며 '윤'을 

또 다시 추궁했다는 두번째 후문.




1) Eliseyev Emporium Coffeeshop, 주소 : 56 Nevsky Prospekt, St. Petersburg, Russia



샘 그리고, 윤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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